2010년이 시작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연말이면 좀 편히 지냈음 좋겠는데, 스스로 일 중독에 걸려서 쉬지도 못하고 여전히 숨 가쁘게 지내고 있는 시점에서, 나 스스로 다짐도 할 겸, 짬을 내어 글을 쓴다. 개인적으로 바쁜 건 어쩔 수 없는 팔자라고 생각하는 본인으로서, 올해는 사람답게 사는게 꿈이었는데, 아무래도 올해 안에는 이룰 수 없을 것 같다.
요 근래, 인천 남구청 지원사업으로 벤쳐를 창업 하는 일에 가담하게 되었다. 사무실을 지원 받고, 짐을 정리하고 나니 제법 벤쳐 기업의 모양세를 갖추게 되었다. 개발자를 표방하고 있지만, 나는 내 코가 석자인 상황이라 개발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진 않고, 팀원들의 용기를 북돋워 주거나, 간식을 제공하는 등의 사교적인 역할만 하고 있다.
지난 목요일, 연구실 회식을 마치고, 자정이 다되어 사무실에 갔는데, 팀원 5명 정도가 밤 늦게 작업을 하고 있었다. 본래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 꼬드겨서 술 한잔 하러 가는 것이 취미인지라, 무작정 팀원들을 끌고 인근 주점(?)으로 향했다.
개발사에서 개발을 하다 온 친구들도 있고, 이번이 처녀작인 친구들도 있다. 물론 나는 전자에 속한다. 업무적인 주제부터 일상적인 이야기까지 여러 주제의 대화를 나누었지만, 가장 감동스러운 부분은 바로 이들의 자세였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팀은 보수가 없다. 물론 이득을 바라고 창업에 뛰어든 사람도 없다. 보수도 없고, 이득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단지 좋아서 하는 일에 열정을 다 바치는 이들이 대견했다. 내가 이들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열정이다.
요 근래, 삼성SDS 배연구원님과 MS 남정현MVP와 함께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영광을 얻을 수 있었다. 지금껏 두 분이 모든 것을 개발해 오셨고, 아직도 초기 단계이지만, 이 분들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오픈 소스. 말 그대로 아무 댓가가 없다. 스폰서에게 스폰을 받더라도, 정작 개발자에게 떨어지는 이득은 단 한 가지도 없다. 허나, 단지 누군가를 위해, 혹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그리고 누군가는 해야될 일이기에 스스로 자청하여 개발을 하고 계시는 두 분의 열정에 절로 박수가 나온다.
근래,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이하 멤버십)에서 교육부장의 직책을 맡게 되었다. 지난 몇 년간, 멤버십은 기존의 빛을 점차 잃어간 게 사실이다. 회원들에게 공학적 마인드가 아닌, 코더로서 코드량에 집착하는 풍조가 만연해졌으며, 그에 따라 프로젝트의 질도 점차 낮아졌다. 때문에 교육부장을 맡은 한 학기 동안, 어깨에 올려져 있는 책임이 막중한 상태다. 지난 달 내내, 교육부원 및 자치회장과 개혁안을 마련하고, 지난 주 담당연구원과의 마라톤 면담을 통해, 최종 공시를 앞두고 있다.
내가 오늘도 뛰는 이유는 나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의 행동에 보수가 있든 없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다. 현재 창업에 참여한 것, 게임을 개발하는 것, 학창 시절의 마지막 대회를 준비하는 것, 오픈 소스 개발에 참여한 것, 내가 개발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 입사하고 나면 어쩌면 평생 못할 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무리를 해서라도 진행하고 있다.
난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못해서 도피처로 사용하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마찬가지의 맥락으로 연구보다는 단지 삼성전자 입사를 목적으로 멤버십에 들어오는 사람을 싫어한다. 게임 개발을 배워두면 혹시나 취업에 도움될까? 싶어서 개발 팀에 들어온 사람도 싫어한다.
슬슬 글을 끝맺고, 다시 시험 공부를 해야겠다. 문득 친구가 내게 했던 질문이 떠오른다.
아마 그에 대한 내 대답은 이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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